시작의 파노라마 / (1)

201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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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부산으로 돌아가지 않은 것은
내가 찾고자 하는 무언갈 전혀 찾지 못했기에
그러니까 내려가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.
남들은 어떨지 모르지만,
나는 정말 그림 외의 다른 길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
그것을 찾기전엔 스스로가 내려갈 생각을 못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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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래 만나왔던 사람과 결국 갈라졌다.
이유는 무릇 모든 연인들이 그렇듯이 복합적이고
누적된 이유들이겠지만.

내가 좀 철없고 순진해서 늦게 깨달은 거긴 하지만,

 

내가 좋아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의 객관적인 시야엔
나라는 인간의 흠이라는걸 ,

그 무렵쯤에 뼈아프게 많이 느꼈기 때문이다.

 

 

그 사실은 어찌 보면 참 당연하고 맞는 일이겠지만

그 당시의 나로서는 받아들이는 게 너무 힘든 문제였다.

 

시간이 흐를수록 자존감은 낮아졌고,
낮아진 자존감은 나에게 큰 문제였다.


삶이 힘들게 느껴질 때면, 나는 꼭 우선순위를 따져본다.
지금 이 상황이 힘들게 느껴지는 건,
내가 둘 다 손에 쥘 수 없는 상황에서
둘 다 쥐려 하기 때문에 나 자신이 버거워
삶이 힘들게만 느껴지는 것이다.



사람을 얻고 잃는 건 언제나 인간의 관할 밖이라 생각한다,

물론 내 행동과 결정이 어느 정도 영향은 있겠지만



그렇게 독한 마음으로 인연을 보내주어도,

남겨진 '익숙한 시간의 흔적'은 나라는 인간도 버겁기는 했나 보다.

 

몇 년은 방황의 연속이었다.

아프지 않았는데 마음속에 비친 내 모습은 온몸이 멍들어 있었다.
그 멍이 사라지는 데에는 참 많은 시간이 필요로 했다.